한 줄 평 : 요즘 프랑스를 읽을 수 있다. 우리나라와의 공통점과 차이점들이 흥미롭다.
10년 전 혼자 프랑스에 간 적이 있다. 그때의 인연때문인지 이번엔 아내와 함께 프랑스에 가고 싶었다. 내가 프랑스를 못 잊으니 아내가 이 책을 추천했다. 내가 봤던 프랑스랑 겹치는 것도 있고 달라진 점들도 있다. 역시 국가는 살아있는 것 같다. 신선하고 재밌다.
아래는 책의 문장들이다.
감히 말할 수 있다. 당신의 머릿속에 박제된 프랑스는 이제 버리시라. 부모가 가난해도 괜찮은 교육을 받을 수 있고, 어디에 가든 생산적인 정치적 논쟁이 있으며, 이민자를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나라는 없다.
책을 다 읽고 난 후 나처럼 프랑스에 끌리고 말았다면, 언젠가 프랑스로 향하는 여정에 몸을 맡길 수 있길 바란다. 당신만의 ‘지극히 사적인 프랑스’를 찾아서.
프랑스는 내 마음속에 ‘여기 아닌 어딘가’가 되어 버렸다. 언젠가 한번은 찾게 될, 일상의 나를 벗어나게 해 줄 특별한 나라 말이다.
살아있는 나라는 살아있는 만큼 변한다. 20년 전의 한국과 지금의 한국이 다르듯, 어릴 때 보고 들었던 프랑스도 지금은 상당히 달라져 있게 마련이다.
‘프랑스는 이렇다고 하더라’ 하는 책들의 많은 부분은 1990년대나 2000년대 초반 프랑스 상황을 반영하고 있었다. 경험이 지식이 되고, 다시 지식이 활자에 얹혀 전달될 때는 시간차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내가 안다고 생각했던 ‘그 프랑스’와는 꽤 거리가 있었다. 조금 더 생생하고, 조금 더 다양하고, 또 어떤 면에선 우리와 비슷한, 말하자면 ‘생기가 도는’ 프랑스를 발견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오해와 편견을 갖고 프랑스란 나라를 봤는지도 알게 됐다.
프랑스에서는 어디에 살든 볼만한 도시나 유적지가 가깝다.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 가까운 곳으로 놀러 갈 수 있다. 외국인 여행객이라도 렌터카를 빌려 탐험을 하듯이 여기저기 돌아다닐 수 있고, 어딜 가도 볼만한 곳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심지어 여행지와 여행지 사이를 이동하는 와중에도 새로운 곳을 발견할 수 있다.
한국에 사는 프랑스 사람들이 오랫동안 홍대를 좋아했다. 지금은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나면서 그 분위기가 사라졌지만, 예전 홍대는 프랑스의 작은 가게 거리 같은 분위기가 있었다.
일련의 사건들을 보며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인 걸까. 우리가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1년 동안 일상생활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자가용 제트기가 한 번 뜨고 내리면 무용지물이 된다.
한국에서 ‘서울 깍쟁이’라는 말이 있듯이, 프랑스에도 파리 사람들을 가리키는 ‘파리고parigot’라는 단어가 있다. 그냥 ‘파리 사람’이라는 뜻인데, 주로 얕잡아보거나 조롱하는 의미로 사용한다
지방에서는 지역에서 지역으로 움직이려면 너무 힘들다. 한국에서 부산-광주 간 이동이 불편하듯이, 프랑스에서도 마찬가지다. 보르도에서 마르세유까지 자동차로 6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철도도 비슷하게 걸린다.
프랑스 기준에서 보면 한국의 광역시들은 정말 인구가 많은 편이다. 한국 광역시 중 가장 인구가 적은 울산도 프랑스에 가면 파리를 제외하고 가장 인구가 많은 도시가 될 것이다.
프랑스 사람들도 크리스마스나 가족 식사 때, 할머니 댁에 갈 때는 정말 배부르게 먹는다. 이런 걸 보면, 귀여운 손주들이나 반가운 친척을 배불리 먹이고 싶은 마음은 만국공통인 것 같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부모가 자식에게 지는 의무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 자식의 탄생은 부모가 선택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모는 자식을 책임질 의무가 있고, 자식은 부모에게 의무를 느끼지 않아도 된다고 여긴다.
일찍 독립하는 편인 미국 문화와는 확연히 다르다. 오히려 한국 문화에 더 가깝다.
한국에서는 질투가 ‘사랑’의 증거라고 생각하지만, 프랑스에서는 ‘불신’의 증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의견 차이가 생기는 것 같다.
프랑스인들이 친해지기 어렵고, 냉정하다거나 쿨하다는 이미지는 언어 탓도 있다. 프랑스어 자체가 원래 톤이 그다지 높지 않고 차분한 편이다. 일부러 과장하는 말투도 꺼리는 편이다.
프랑스에서는 서로 이야기가 통하고 함께 공유하는 무언가가 있다면, 나이는 우정의 방해물이 되지 않는다.
한국과는 다르게 프랑스에서는 유급이 흔한 일이어서, 중·고등학교에도 나이 차이가 있는 사람들이 같은 학년, 같은 반에 섞여 있다.
프랑스에 대한 환상은 프랑스에서 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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