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응답이 없다.
그렇게 시간은 흘렀다.
아내는 밤마다 괴롭고 그 뒤에 몇 번 올라가 봤다.
그래도 조용하다.
이젠 무섭지 않다. 짜증난다.
관리사무소에 연락해도 일이 안 된다.
층간 소음은 개인이 해결해야 한다는 말만 한다.
그래도 지속적으로 민원을 넣으니 내가 악성 민원인이 된 것 같다.
관리 사무소에서 윗윗집에 연락을 했다.
며칠 뒤 관리사무소에서 연락이 왔다.
그 집에 아주머니 한 분만 살고 있다고 한다.
원래 모자가 살았으나 아들은 그 아파트에 없다고 한다.
정말 그럴까?
때마침 아파트에 한 남자가 자꾸 거슬린다.
떡진 머리, 줄담배를 하는 그 남자가 묘하게 눈에 거슬린다.
어느 날 밤, 아내가 퇴근하고 같이 편의점에서 저녁을 먹었다.
줄담배를 피는 그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갑자기 우리가 있는 쪽으로 담배를 던진다.
다행히 우린 편의점 안이고, 그 남잔 밖이었다.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싸워야 하나? 두려움 반 분노 반
덩치가 꽤 있어서 싸우면 내가 질 것 같았다.
아내가 무서운지 나를 말린다. 고마워 여보. 사실 나도 무서웠어.
그래도 심장이 계속 두근거린다.
다행히 편의점 안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우연히 담배를 우리쪽으로 던진걸까?
저 사람이 윗위층 아냐?
그냥 분노조절장애 환자인가?
조현병일까?
몰라 무서워.
그 뒤로 시간은 계속 흘러만 갔다.
층간 소음은 끊길 듯 끊기지 않았다.
이젠 포기하며 살았다.
만약 올라갔는 데, 그 남자라도 있으면 더 무서울 것 같다.
말 자체가 안 통할 것 같다.
분노 조절 장애 환자가 괜히 화풀이 한다고 쾅쾅 거리면 그걸 어떻게 말려?
사실 그 문 안에선 그 남자가 쾅쾅거린거고, 어머니가 커버쳐준거라면?
퇴근 길에 우연히 그 남자를 봤다. 한 중년 여성과 같이 걷고 있다.
둘이 모자같았다.
그럼 정말 저 둘이 내 윗위층 사람인건가?
우린 안방 위치를 바꾸거나 이사를 가는 것도 생각했다.
둘 다 피곤하다보니 흐지부지 시간만 흘렀다.
아내는 괴로워했다.
나는 점점 잊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랑 통화를 할 일이 생겼다.
통화가 길어질 것 같아서 밖에서 통화를 했다.
소음 보복이라도 할 생각으로 윗위층에 올라갔다.
그 앞에서 시끄럽게 통화할 생각이었다.
근데 안에 사람이 보였다.
한 명? 두 명? 일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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