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평 : 중독되지 않고 중독을 다스리는 법을 고민하게 된다.
디지털 중독은 강력하다. 중독이 곧 돈이 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특히 오늘날 빅테크 기업을 필두로 많은 기업이 빅데이터로부터 얻은 정교한 알고리즘 등을 활용해 디지털 중독을 경제적 이익으로 전환할 수 있는 획기적 방법을 끊임없이 찾아내고 있습니다.
인간의 뇌 자체도 중독에 취약하다. 수많은 기업들은 이 부분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우린 중독의 시대에 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한 번 경험했던 쾌감을 다시 경험할 수 있도록 사람의 모든 생각과 행동을 지배합니다. 이 것이 중독이 생기는 이유입니다.
스마트폰 시대 이전에도 중독은 존재했다. 이 전의 중독들은 여러 가지 제약이 있었다. 음식은 배불러서 계속 먹을 수 없다. 마약은 비싸고 건강을 극단적으로 해친다.
한마디로 스마트폰은 돈도 들지 않고, 질리지도 않으며, 부작용을 경험하기도 어려운 신종 마약인 셈이죠.
흥미로운 실험 결과가 있다. 쥐의 두뇌에 보상회로를 자극하는 버튼을 연결한 실험이다. 결과는 끔찍했다. 쥐는 굶어죽기 직전까지 그 버튼을 눌렀다. 문제는 이 쥐와 우리의 모습이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실험실의 쥐에게 자신의 보상회로를 직접 자극할 수 있게 해주었더니, 먹이도 먹지 않고 종일 보상회로만 자극하는 모습이 관찰되었다. 온종일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는 우리도 실험실의 쥐와 점점 더 닮아가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시대다. 그렇다면 러다이트 운동이라도 해야 할까? 그렇지 않다. 내가 중독을 다스릴 수 있다면, 그 것은 최고의 사업 파트너인 셈이다.
중독 디자인은 '시핑-후킹-소킹-인터셉팅'의 네 단계로 이루어집니다.
'시핑(맛보기)'이란 음료를 조금 맛보는 행동을 말합니다.
마지막 단계는 현실로 빠져나온 사람들을 다시 디지털 세계로 불러오는 것입니다. 이것을 인터셉팅intertcepting이라고 합니다.
중독의 매커니즘을 잘 이해한다면, 중독 경제의 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누구에게도 휘둘리며 살지 않게 될 것이다.
테크 기업의 중독 디자인은 작은 즐거움을 맛보는 시핑, 강한 욕구를 갖게 하는 후킹, 욕구를 만족시킬 수단을 제공해주는 소킹, 현실로 빠져나온 사람들을 다시 디지털 세계로 불러오는 인터셉팅의 네 단계로 이루어진다.
사업자에겐 여러 가지 선택지가 있다. 다수의 고객을 중독시킬 수도 있다. 소수의 고객에게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고객을 중독에서 구원해줄 수도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데이터보다 중요한 것은 그 데이터 너머에 있는 진짜 사람에 관한 진심과 진실성입니다.
중독이 아무리 좋은 파트너라 해도, 중독은 중독이다. 독이기 때문에 치명적이다. 앱 사용 시간을 제한하는 등의 행동을 실천하면서 중독에 휩쓸리면 안 된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중독경제가 주는 혜택은 모두 누리면서 중독에는 빠지지 않는 것이겠죠. 그러기 위해 필요한 것은 디지털 기기에 대한 자율적인 컨트롤입니다.
말처럼 쉽지는 않다. 앞서 말했듯, 인간의 뇌는 중독에 취약하다. 중요한 점은 인간은 쥐가 아니라는 점이다.
중독경제의 특성상 아무리 의식적으로 앱 사용을 조절하려고 해도 그것은 우리 마음의 약한 부분을 교묘하게 파고듭니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다시 앱에 중독되기가 쉽죠.
사용 시간을 제한하는 것은 앱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장 손쉬우면서도 효과적인 장치입니다. 다만 시간 제한을 자율적으로 설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휘둘리지 않고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중독되도 좋은 것들을 찾아야 한다. 그렇게 해야 하는 이유는 우리의 시간이 천금같이 귀하기 때문이다.
디지털 중독을 관리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디지털 기기에 대한 중독을 보다 건강한 중독으로 대체하는 것입니다.
퇴근 후 7시에 집에 도착해서 11시에 잠이 드는 직장인에게는 매일 4시간이 주어집니다. 주말에는 잠자는 시간(7시간으로 가정)을 제외하면 이틀 동안 34시간이 생깁니다. 주중과 주말의 시간을 합치면 일주일 동안 54시간이 생기고, 일 년이면 약 2808시간이 됩니다. 10년이면 2만 시간이 훌쩍 넘습니다.
내일 예상치 못한 사고가 생겨서 죽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오늘 내게 주어진 시간이 제 삶의 마지막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면서, 그 마음을 조종할 수 있는 기술이 있다면 이 시대에 승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음만 잘 이해할 수 있거나, 기술만 좋다면 그 중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으면 된다.
프로그래밍이나 데이터 분석 능력이 뛰어나면서도 마음의 법칙을 활용하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 이른바 '마인드 테크니션mind technician'
공부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더 잘 알고 균형을 찾아가는 일도 분명 가치가 있습니다.
디지털 중독의 거센 물결은 분명 막을 수 없다. 진짜 같은 AI와 메타버스를 필두로 하여 우리는 이미 호모 아딕투스된 것이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처럼, 우리는 이 시대의 흐름을 잘 타면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미래에는 메타버스Metaverse를 통해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이 강한 몰입감과 현장감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현생 인류를 '호모 아딕투스'라는 다음 단계로 도약하게 해줄 '디지털 대전환'이 디스토피아로 귀결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의 관심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우리 모두 중독의 급류 속에서, 지혜(Sapiens)로운 호모 사피엔스 아딕투스(Homo Sapiens Addictus)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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