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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프로그래머를 그만두었는가?(完)

에필로그

글을 완결하고 2년이 지났다.

 

지금은 프리랜서 강사로 지내고 있다.

 

딱 강의만 하고 있다. 강의 자료들도 좀 쌓여 있고 내공도 쌓여 있다보니 강의 자체는 이제 어렵지 않고 오히려 재밌을 때가 더 많다.

 

정규직 강사로 4년 정도 일을 하고 그만뒀다.

정규직 시절에는 강의만 하지 않았다. 모집, 수료 관리, 취업 관리도 했다. 많은 분들이 도와주신 것도 사실이지만 나 역시 나름대로 애썼던 시간들이었다.

 

학생 관리가 적성에 맞지 않았던 것인지, 혹은 내 말대로 안 따라주는 학생들이 미웠던 것인지 아니면 둘 다인 지 모르겠다.

아니면 그냥 내가 끈기가 부족한 사람인지라 쉬고 싶어서 그런지 모르겠다.

 

요즘은 아내 얼굴 마사지 해주는 게 재밌어서 피부 마사지 쪽에 관심을 두고 있다.

 

다시 프로그래머로 돌아갈까 생각도 가끔 있다. 하지만 그러지 않으려고 한다.

 

분명 내 적성은 강사가 맞다. 프로그래머는 그렇지 않았다. 

이 카테고리에 프로그래머로 돌아갈까 말까 강사랑 병행할까 말까 온갖 글들을 썼으나 지금은 비공개함

차라리 피부 마사지사나 요양 보호사가 내 적성일 수도 있다. 

 

10년 아니 1년 뒤의 난 뭐하고 있을 지 감도 안 잡힌다.

 

고향을 떠나 대구에서 대학시절부터 지금까지 살았다. 이젠 대전으로 국비 시간 강사를 하러 간다. 정규직이 아니기도 하고 일하기로 한 곳이 학생 관리나 취업 관리하는 부서의 비중이 큰 곳이다. 즉 강의에 집중할 수 있다. 그만큼 학생과 유대를 쌓을 기회가 적을 수도 있을 것이다.

 

1년 뒤엔 대구도 대전도 아닌 전혀 다른 곳에 있을 수도 있겠다. 어쩌면 이 카테고리에 '외전'이라고 써놓고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전 글에서도 더 이상 글은 적지 않겠다고 했으니 아마도 더 적을 일은 없을 것이다.

 

굳이 더 적은 이유는 내가 왜 프로그래머를 그만뒀었고, 왜 강사가 됐으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다시금 리마인드하고자 함이다.

 

가르치거나 이끌어주는 것이 더 쉽거다 즐겁다. 다만 하기 싫은 사람 억지로 설득시켜서 끌고 가는 건 될 수 있으면 피하고 싶다. 어쩔 수 없다면 해야겠지만, 경험상 설득해도 안 된다. 그러니 그 에너지를 다른 곳에 더 쓰고 싶다.

 

어쨌든 결과적으로 나는 계속 강사로 지내고 있고, 앞으로도 강사로 지낼 것이다. (아니면 아주 낮은 확률로 피부 마사지사로...) 더 좋은 강사가 되기를 미래의 나에게 응원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