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평 : 표지 그리신 분 상 주고 싶다. 표지가 책의 즐거우면서 슬프고 재밌는 면을 잘 표현했다.
애잔하면서도 유쾌하다. 재밌는 데 슬프며, 기쁜 데 짠하다. 이 책을 표현할 수 있는 문장들이다. 저 표지에서도 그것이 느껴진다. 사람은 웃고 있으나 그 사람의 뇌는 울고 있으며, 그 뇌의 전두엽은 어딘가에서 따로 놀고 있다. 때론 촉촉하며, 때론 건조한 감정의 기복 또한 느껴진다.
멘탈이 약한 사람을 "유리 멘탈"이라고 부른다. 그런 사람은 본인뿐 아니라 주변 사람도 힘들게 한다. 저자는 질병에 의해 제멋대로 깨지는 유리 파편 같은 자신 때문에 괴로워한다. 보통 사람이라면 여기서 주저앉고 말 것이다. 여전히 주변 사람들에게 피곤한 사람일 것이며 자신도 그 사실에 무너져 내릴 것이다. 깨진 유리 조각은 자신과 수많은 사람들을 찌른다.
하지만 깨진 유리들을 한 곳으로 뭉치고 모으면 형형색색 아름다운 빛깔을 뿜어 낸다. 마치 프리즘처럼 사람들에게 감탄을 자아내게 만드는 것이다. 마치 이 책처럼 말이다. 저자는 ADHD 특유의 정신없고도 현란한 글 솜씨로 자신의 아픔과 기쁨 모든 것들을 아낌없이 표현했다. 저자가 평소에 열심히 책을 "본" 덕분인지 책의 어휘력은 풍부하며 보는 재미가 있다. 그래서 책의 문장들 하나하나는 우리를 휘감기에 충분했다. 오로라나 무지개를 넋을 놓고 바라보듯 저자의 글도 계속 읽다 보면 어느샌가 끝에 이르게 하는 재주가 있다.
저자는 깨진 유리같은 자신을 그대로 두지 않았다. 유리 조각은 차가우며 날카롭지만 빛은 아름다우며 따뜻하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되, 사람들이 불편해하지 않고 유쾌해하며 공감할 수 있게 글을 잘 써줬다. ADHD이신 분들이라면 공감을 하며 위로를 받을 것이다. ADHD가 아닌 사람도 마찬가지다. 사람에겐 누구나 깨어지고 찢긴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자신을 위해 글을 썼다지만 그 글의 빛깔과 맛깔에 감탄과 감사를 느끼게 만든다.
이 책의 또 다른 진가는 재미와 공감은 물론 유익한 정보를 품고 있다는 점이다. 저자에게 죄송한 말씀이지만 저자 덕분에 난 ADHD에 가까울지언정 ADHD는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내가 잘났거나 멀쩡하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저자가 그만큼 ADHD에 대해서 사실적으로 설명을 잘 해주었다는 뜻이다. ADHD를 앓고 있는 자신의 내면을 잘 설명해주었으며 객관적인 정보도 놓치지 않았다. 정신 병원에 대한 막연한 인식 또한 바뀌게 해 줬다. 꼭 ADHD가 아니어도 자신의 마음 어딘가가 고장 나 있는 것 같다면 이 책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표지 작가뿐 아니라 저자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싶다. 자신을 표현하는 것에 많은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그 것을 보기 편한 글로 다듬는 작업에는 상당한 집중력이 들어갔을 것이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저자가 쏟은 노고에 감사와 경의를 표하고 싶다. 늙은 ADHD의 기쁨이 나올 때까지 저자를 응원하며 지지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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