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야근에 야근을 거듭했다. 마감일이 0시였는 데, 기적적으로 0시 되기 직전에 데이터를 보냈다.
그냥 조작해버릴까 했지만 양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서 시도하고 시도한 끝에 결국 해냈다.
역시 난 천재였어
개발자는 이 맛에 하는 거지
이런 자아도취에 취했다. 이 시기가 제일 재밌었다. 왜냐면 프로젝트도 큰 고비 넘겼고, 새로 오신 분들이랑 너무 잘 맞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도 꽤 고참 위치에 올라가서 그런지 사람들도 함부로 대하지 않았다. 조금 어려운 분도 있었지만 다행히(?) 더 좋은 곳 찾아 가셨다.
난 자바 안드로이드 개발자였다. 이 시기에 사장은 유니티에 꽂혀서 유니티 개발자를 모셔왔다. 웃긴 건 그 분 면접은 나랑 나랑 경력이 비슷했던 c# 개발자 분이 진행했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연봉 정보는 알려주지도 않고, 면접을 진행하라니... 지금 생각하면 참 웃긴다. 말단까진 아니지만 주임~대리급 정도 되는 2명이서 면접을 본거니 황당하다.
이 시기에 난 이 회사에 남을지 고민도 했다. 대학원은 한 학기 남은 상태라 어차피 4학기 만에 졸업은 힘들어 보였다. 그러니 좀 긴호흡으로 졸업을 생각했다. 지금 분위기도 너무 좋고 재미있었다. 입사초때 쭈구리가 아니었고, 인정도 조금씩은 받은 것 같았다. 업무도 어느정도 파악되서 이대로만 가면 좋겠다 생각했다.
내 사수는 사장이 엄청 잡았지만 난 그렇게 잡진 않았다. 단, 살짝 떠보긴 했다. 난 거기에 바보같이 넘어갔다.
하지만 결국 난 그회사에 가지 않았다. 이유는 연봉 문제가 가장 컸고, 자존심이 너무 상했으며, 더 있다가는 개고생각이 나올 것 같아서였다. 거기다가 발전도 없을 것 같았다. 즉 최악의 상황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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