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 시기에 박사까지 졸업해서 전문연구요원을 하려고 했다. 주변의 반대가 있었지만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하지만 졸업시기가 애매해지게 되면 병역도 꼬이게 된다. 그래서 전문연구요원이 아닌 산업기능요원을 해서라도 어떻게든 병역을 해결해야 했다. 그리고 학생시기가 길어지니 직장생활, 개발자 생활이 너무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반대를 뿌리치고 그 회사에 입사했다. 그리고 후회했다. 학생 때가 좋긴 좋았구나...
나보다 한 학번 후배, 2살 어린 분한테 혼나가며 배웠다. 부끄러웠다. 부러웠다. 그 분은 고생하면서 성장하셔서 많은 걸 얻고 회사를 나가셨다. 하지만 난 그분이 짠 소스조차 다 이해하지 못 했다.
졸업프로젝트때 분명 안드로이드를 했는 데, 막상 다시 보니 하나도 모르겠다.
자바도 공부했던 것 같은 데, 하나도 이해가 안 됐다.
그리고 말귀도 너무 못 알아 들었다. 사장이 하라고 한 일을 나중에 하면 되는 일로 착각해서 혼난 적도 많았다.
나의 사수이자 후배가 그만두자 한 10년차정도 된 개발자분이 오셨다.
처음엔 그 분이랑 잘 지냈고, 그 분이 많은 문제를 해결해주셨다.
하지만 조금씩 사이는 틀어졌던 것 같다. 그 분은 그 분대로 내가 싫었던 것 같고, 난 나대로 그 분이 싫었다. 나이가 들어서 생각해보니 그 분이 왜 그렇게 화를 냈는지 이해는 간다. 하지만 그 때의 감정이나 트라우마는 아직도 가끔씩 날 괴롭힌다.
이 시기에 결혼도 했고, 나름 어려운 시기도 겪었다.
근데 다행(?)이도 이 분이 퇴사했다. 이 분 때문에 정신병원에 상담을 가려고 했는 데, 이 분이 나가신 것이다.
홀가분했다. 남은 병특 생활이 평탄해질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런 착각도 잠시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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