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과생활이나 학교생활보단 동아리 생활을 더 열심히 했다.
동아리 생활하면서 어쭙잖게 사회성만 늘었다. 사람들 앞에서 말하고 잘난 척하는 것이 좋았다.
불특정 다수에게 말하는 것도 즐거웠다.
그래서 원래 나의 꿈은 대형 마트에서 물건을 파는 것이었다.
하지만 대형마트 알바를 하던 친구에게 들어보니 너무 힘들어 보여서 포기했다.
어영부영 병역도 해결 못하고 졸업해버렸다. 동아리 활동과 교회 활동을 너무 열심히 한 탓일까?
졸업하고 고향으로 올라가서 병역을 끝내려고 했다.
하지만 아버지께서 석사를 하라고 했다. 기왕 컴퓨터 시작했으니 석사까진 해보라는 것이다.
밤새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난 석사를 해보기로 했다.
사실 이대로 끝내기엔 머리에 든 게 너무 없었다.
컴공 졸업생인 데, 구구단도 모르는 건 좀 심하지 않은가? 포인터도 모른다니...
그래서 대학원에 들어갔다.
처음엔 영어로 된 학술 논문 읽고 세미나를 하는 게 좋았다. 하지만 세미나 이외의 시간엔 놀았다.
내가 입학하기 전엔 돈도 나왔다고 들었는 데, 수행하는 과제가 없으니 돈도 안 나왔다.
그래서 1년간 백수처럼 지냈다.
그리고 3학기가 시작되자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근데 6개월짜리 단기 프로젝트다 보니 해야 할 것도 많고,
같이 다니는 분들은 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할 생각이 있긴 했는 데 "가르쳐주지 않으니 못하겠다"는 말만 했던 것 같다.
이때 나름 실력이 늘었던 것 같다. 어쭙잖게 자신감이 생겼다.
난 멍청하게도 졸업준비를 안 했다. 영어점수랑 졸업논문이 있어야 했는 데, 접수 시기를 착각한 것이다.
부랴부랴 영어 시험을 쳤지만 떨어졌고, 졸업 논문은 요원해보였다.
석사는 4학기 만에 졸업하는 게 정석이라는 데, 난 이게 무슨 꼴이란 말인가.
그 때 한 회사의 공고가 눈에 띄었다. 병역특례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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