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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프로그래머를 그만두었는가?(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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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프로그래머를 그만두었는가? (6) 내 연봉은 1690이었고, 이 마저도 퇴직금 포함이었다. 참고로 난 바보같게도 면접 당시 연봉도 모르고 입사를 했다. 어쨌든 석사때랑은 다르게 돈을 벌긴 버는 거니 말이다. 난 나 나름대로 합리적인 연봉을 불렀다. 2500~2600을 불렀다. 유니티개발자분이 2400-2600을 부르셨으니 비슷하게 받으려고 했다. 그 당시 회사에선 유니티로 된 프로그램이 하나도 없었고 안드로이드나 Java, C#, WPF가 주였다. 그리고 유니티 개발자분이랑 나랑 경력도 비슷했다. 그러니 이정도는 받을 줄 알았다. 내 사수만큼 잘하진 않았지만 나름 유지보수도 열심히 했고, 프로젝트도 쳐내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사장은 회사의 포텐셜을 말하면서 2300을 재시하였다. 아마 그 것도 술먹고 나랑 카톡했던 걸로 기억한다. 난..
나는 왜 프로그래머를 그만두었는가? (5) 결국 야근에 야근을 거듭했다. 마감일이 0시였는 데, 기적적으로 0시 되기 직전에 데이터를 보냈다. 그냥 조작해버릴까 했지만 양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서 시도하고 시도한 끝에 결국 해냈다. 역시 난 천재였어 개발자는 이 맛에 하는 거지 이런 자아도취에 취했다. 이 시기가 제일 재밌었다. 왜냐면 프로젝트도 큰 고비 넘겼고, 새로 오신 분들이랑 너무 잘 맞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도 꽤 고참 위치에 올라가서 그런지 사람들도 함부로 대하지 않았다. 조금 어려운 분도 있었지만 다행히(?) 더 좋은 곳 찾아 가셨다. 난 자바 안드로이드 개발자였다. 이 시기에 사장은 유니티에 꽂혀서 유니티 개발자를 모셔왔다. 웃긴 건 그 분 면접은 나랑 나랑 경력이 비슷했던 c# 개발자 분이 진행했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연..
나는 왜 프로그래머를 그만두었는가? (4) 중간 중간 많은 이야기들을 생략했다. 나를 힘들게 한 그 분 덕분에 내 실력이 오른 것도 사실이고, 큰 문제들도 많이 해결되었다. 이건 지금도 고맙게 생각하며, 지금의 나도 그 때의 그 분만큼 못할 것 같기에, 그 분을 존경하긴 한다. 참 아이러니하다. 모바일팀이 이제 나 혼자가 된 것이다. 편한 점도 있었다. 이 시기가 되니 어려운 사람도 별로 없고(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 웬만하면 칼퇴를 할 수 있었다.(대신 월급이 가끔 밀렸다.) 어떤 날은 하루 종일 눈치 안 보고 놀기도 했다. 근데 내가 내 사수보다 못 하긴 했나보다. 사장한테 인정받았던 적은 별로 없었다. 내가 기초적인 IT 상식이 좀 부족하다보니 더 무시당하기도 했다.(서버를 노트북으로 돌릴려고 하거나, 공유기를 허브 겸용으로 쓸 수 있단 사..
나는 왜 프로그래머를 그만두었는가? (3) 난 이 시기에 박사까지 졸업해서 전문연구요원을 하려고 했다. 주변의 반대가 있었지만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하지만 졸업시기가 애매해지게 되면 병역도 꼬이게 된다. 그래서 전문연구요원이 아닌 산업기능요원을 해서라도 어떻게든 병역을 해결해야 했다. 그리고 학생시기가 길어지니 직장생활, 개발자 생활이 너무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반대를 뿌리치고 그 회사에 입사했다. 그리고 후회했다. 학생 때가 좋긴 좋았구나... 나보다 한 학번 후배, 2살 어린 분한테 혼나가며 배웠다. 부끄러웠다. 부러웠다. 그 분은 고생하면서 성장하셔서 많은 걸 얻고 회사를 나가셨다. 하지만 난 그분이 짠 소스조차 다 이해하지 못 했다. 졸업프로젝트때 분명 안드로이드를 했는 데, 막상 다시 보니 하나도 모르겠다. 자바도 공부했던 것 같은 ..
나는 왜 프로그래머를 그만두었는가? (2) 나는 과생활이나 학교생활보단 동아리 생활을 더 열심히 했다. 동아리 생활하면서 어쭙잖게 사회성만 늘었다. 사람들 앞에서 말하고 잘난 척하는 것이 좋았다. 불특정 다수에게 말하는 것도 즐거웠다. 그래서 원래 나의 꿈은 대형 마트에서 물건을 파는 것이었다. 하지만 대형마트 알바를 하던 친구에게 들어보니 너무 힘들어 보여서 포기했다. 어영부영 병역도 해결 못하고 졸업해버렸다. 동아리 활동과 교회 활동을 너무 열심히 한 탓일까? 졸업하고 고향으로 올라가서 병역을 끝내려고 했다. 하지만 아버지께서 석사를 하라고 했다. 기왕 컴퓨터 시작했으니 석사까진 해보라는 것이다. 밤새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난 석사를 해보기로 했다. 사실 이대로 끝내기엔 머리에 든 게 너무 없었다. 컴공 졸업생인 데, 구구단도 모르는 건 좀..
나는 왜 프로그래머를 그만두었는가? (1) 나의 현재 직업은 국비 학원 교사이다. 학원 강사 대신, 학원 교사라는 말을 쓴 이유는 따로 있다. 강사는 가르치기만 하지만, 교사는 학생을 관리하기도 한다. 내가 프로그래머로 근무한 기간은 약 4년 반 정도 된다. 대학원 때 일한 거까지 합하면 5년 정도 된다. 애초에 난 컴퓨터가 싫었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적성(적당한 성적)에 맞추다 보니 컴공에 입학하게 되었다. 역시나 적성에 맞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