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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질문 없이 질문을 던져주는 책 - 언제 들어도 좋은 말, 이석원

 

한줄평 - 뭔가 적고 싶은 데 이미 있는 한 줄 리뷰들이 모두 적절해서 쓸 말이 없네요(= 내가 느끼는 걸 다들 똑같이 느꼈구나, 밀리의 서재 독자님들 최고!)

 

이 책은 사려 깊은 사람이랑 대화를 한 기분을 느끼게 해준 책이다. 배려 있는 사람이랑 대화를 하고 나면 항상 즐거운 데, 그들은 우리의 이야기를 경청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적절히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려준다. 그러면서 대화는 무르익어 가게 된다.

이 책 내용의 어디까지가 진짜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책은 나의 그런 의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담담하게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독자에게 스스로 생각해 볼 거리를 던져준다. 어떻게 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그저 재미있게 글을 즐기고, 감성에 잠겨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이 책은 정말 저자의 바람대로 휴일의 나른한 오후에 혹은 구름 위에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하지만 가볍기만 한 책은 아니다. 인생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사랑을 다루고 있으며, 또한 삶에 대해서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남녀의 사랑만을 다루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무겁게 인생에 대해서만 이야기 하지도 않는다.

나는 이석원 작가를 모른다. 언니네 이발관이라는 밴드도 모른다. 유명하다고 하는 데 나는 모른다. 그래도 책을 읽으니 이석원이라는 괜찮은 사람과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다 온 기분이 든다. 그래서 감사함마저 느껴진다.

흔하다면 흔한 소재들이요, 문장들이지만 이 책에는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힘이 있다. 사랑과 인생, 인생과 사랑에 대해서 고찰하게 해준다. 그 뿐 아니다. 이 책 덕분에 나도 글을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즐거운 상상도 선물 받게 된다. 당연히 글을 맛있게 쓰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즐겁게 읽다보면 나도 이렇게 쓸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을 계속 품게 해준다. 물론 작가의 깊이가 느껴지는 문장 앞에서 압도된 적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이 책은 내게 나는 나만의 아름다운 빛을 내리라는 믿음을 준다.

그렇다고 내가 바로 작가가 된다는 말은 아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이 책을 읽는 다는 것은 인생을 좀 더 컬러풀하게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아름다운 안경을 선물 받은 기분이 든다는 것이다.

작가는 독자가 자신의 글을 읽는 것을 집 초대에 비유하였다. 내가 작가의 의도에 맞게 작품을 잘 읽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즐겁게 작가의 이야기를 들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 역시 즐겁게 이야기를 한 기분이 들었다는 것이다.